끝으로 이 이야기에 내재된 상징 구조들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우선 주인공은 초반부의 말처럼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후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이 외도는 아마 단순한 외도는 아닐 것이다. 단정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아마 거의 틀림없이 주인공은 성불구일 것이다. 해서 주인공의 아내는 육체와 정신에 대한 애정이 분리된 그러한 생활을 하는 것이며, 주인공은 그러한 외도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자신의 컴플렉스가 건들여지자 스스로를 살인자로 내 몬 것이다. 해서 이 분노는 "아내와 잔 녀석"이 아닌 자신의 일부라 할 수 있는 아내에게 집중된다. - 이렇게 본다면 어항이 깨지는 그 장면은 그러한 컴플렉스의 해소를 의미할 것이다. 그 산뜻한 어항 깨지는 소리. 그 소리는 지저분한 사람간의 싸움에 청량제 같은 역활을 했다 - 하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아이가 아닌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인정하고 - 분명 그 아이는 그 뻔뻔한 사기꾼의 아이라는 것을 주인공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 이 아이를 잘 키우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다. 게다가 그 여인은 자신이 죽인 아내와 닮았다.
그렇다. 우나기는 아버지 어머니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우연히 탄생하며, 또 우연히 살아남는다. 이러한 우나기와 같이 우연이 연속된 삶 속에 파뭍힌 우리는 이러한 우연 속에서 주인공과 같이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그러한 의미는 바로 사랑이다.
199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