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인벤션과 신포니아 곡집 BWV 772-801
그동안 제온 시절의 레온하르트에 의한 바흐를 꾸준히 복각해 온 소니에서 드디어 인벤션과 신포니아를 발매했다. 그의 프랑스모음곡이나 영국모음곡에 만족했던 분이라면 분명 이 음반을 사기를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우선 연주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다. 아마 많은 이들이 레온하르트의 인벤션에 가지고 있을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음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첫곡인 인벤션 1번에서부터 드러나는 또박또박 눌러치는 저음부와 경묘한 루바토는 학습용 교본이 지닌 딱딱함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곡 전체에 아늑한 서정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그리고 인벤션 2번과 3번과 같이 상이한 성격의 곡에 대한 대조적인 태도는 각 곡마다 다양한 색깔을 불어넣어주면서 곡 전체를 감상하는데 따를 수 있는 지루함을 완화시켜 주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화려함으로 일관했다는 생각이 드는 길버트의 아르히프반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하지만 레온하르트 특유의 온건한 태도는 인벤션 8번과 같이 다소 성격이 강한 곡에서는 다소 불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30곡 전곡을 불만의 여지없이 녹음한 연주가가 있었는가?
이러한 해석상의 훌룡함은 신포나아에서도 마찬가지로 드러나고 있으며 3성의 표현을 피아노로 할 때 따르는 성부간 음량의 부조화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강점까지 더해지고 있다.
녹음에 사용된 하프시코드는 오리지널 고악기가 아닌 1745년산 둘켄 하프시코드의 복제품이지만 아주 매력적인 음향을 담고 있으며, 녹음 또한 최근의 몇몇 연주가 하프시코드의 강직한 음향만을 추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상당히 부드러운 음향을 잡아 주었다. 이러한 녹음이 20비트 복각을 취하고 있는 소니의 제온 시리즈 전체에 일관하는 것이라면 필자가 이미 RCA에서의 제온 복각반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조곡의 음반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1999.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