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우리나라의 모든 평론에 대한 글은 아니다. 우선 미술평론이나 연극평론 같은 경우는 몇몇 글을 제외하고는 대상이 되는 예술작품과 평론을 모두 접한 경험조차도 전무한 입장이니까. 이 글은 내가 가장 많이 접하는 평론인 음반평론에 대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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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몇몇 평론을 볼 때, "젠장, 너가 한번 해봐."란 말을 하고 싶어지곤 한다. 예를 들어서 모 할배의 다음과 같은 말이다.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역사에 있어서 최악의 연주는 바로 하이페츠의 것이다. 그는 오케스트라가 정성들여 한 서주를 망치며, 그 경망스러운 활을 훼훼거리고 있다...&&&는 카라얀류의 생쥐같은 지휘자가 아니라, 진정한 예술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던 세계에서도 몇 안되는 지휘자였다...."
이런 예는 좀 지나친 것이기는 하지만, 또 늙은이들이 주책부리는 것이야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한 젊은이의 글을 본다면 몇몇 평론가의 언어 폭력이 도가 지나침을 알 수 있다.
"...의 연주는 좋은 연주이다. 하지만, 바그너의 본질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하긴, 그런 경지에 도달한 지휘자는 극소수의 선택된 지휘자들 뿐이다.."
이런 글을 볼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짜증이다. 우선 아마추어의 딜레탕티즘이 프로의 작업을 이렇게 비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음악이란 레코드 몇백장 들었다고 그 본질에 접근할 수는 없는 일. 즐기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창조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니까. 자기가 아무리 책 주워 읽고 연구 흉내를 낸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는 음악 연주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다. 도대체 그 "진정한 예술"이란 어떤 것인가? "@@@의 본질"이란 무엇일까? 누가 그것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설정하는가? 연주를 생업으로 하며 세계수준으로 인정받은 예술가의 작업을 몇 줄 평론으로 혀를 "훼훼거리며" 욕해도 되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평론가는 비판에는 주의를 해야한다고 본다. 기존 연주와 비교할 때 나타나는 차이점이나 상대적인 장점등을 기술하고, 자신의 기준에 만족스럽지 않더라고 그러한 비판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또 그런 불만족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나 적는 것이 나을 것이다. 저따위 헛소리나 할 바에는.
일단은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도.
2000. 7. 19